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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묘약과 부산경제/ 김영재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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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CB포럼 조회 171회 작성일 21.08.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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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지구촌을 엄습한 지 1년 반이 훌쩍 지났으나, 세계 각국은 코로나의 위세에 눌려 아직도 정상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상당수 국가의 국민이 여전히 답답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부 국가는 마스크를 포함한 각종 규제를 해제했으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이와 유사하게 지난해 추락했던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주요 정책의 출구전략이 조심스럽게 언급된다. 미국은 자국민의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화와 함께 급속한 경제 회복으로 인플레 압력이 나타나자 완화적 통화정책의 수정을 시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산 매입의 축소와 기준금리의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행 시점을 고민한다.

주요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의료방역체계인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백신 개발, 그리고 경기 활성화를 위하여 금리 인하 등의 통화 확대 및 다양한 재정확대정책을 경쟁적으로 시행했다. 마치 백신 개발과 금리 인하가 코로나19의 묘약(妙藥)인 것처럼 대부분의 국가가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시행하면서 국제적 공조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더욱이 급격한 통화팽창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주가의 급등과 부채의 증가를 초래해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의 재정위기가 각각 가계부채와 정부부채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즉 부채는 경제활동의 자연적 부산물이지만, 최근의 부채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부산물이므로 부채관리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실물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금년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4월 금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을 금년 1월보다 0.5%p 높은 6.0%로 상향 조정했으며, 7월 전망치에서도 6%로 유지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3.5%의 경제성장률에서 금년은 당초 예상을 초과하는 7.0%로 상향했다. 실업률은 안정적이며 물가는 예상보다 훨씬 높아 미 연준은 통화완화 축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이미 공표했다.

중국은 금년도 1분기의 높은 성장률에도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확장적 통화정책수단인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했고, 동시에 적극적인 재정확대정책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의 묘약으로 여겨진 금리의 향방이 G2에 의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미중 갈등과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책적 탈공조화는 자칫 회복세에 있는 글로벌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대외의존성이 높은 한국경제와 지역경제는 선제적인 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와 유사하게 우리나라도 침체된 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금리 인하와 소상공인 대출 확대, 이자 지급 유예 등 확장적인 통화정책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 재정확대정책을 동시에 벌였다. 코로나19의 묘약을 모두 처방하였으나, 코로나19의 위세는 여전하다. 경기 회복과 잠재적 위험성이 상존하는 불안한 동거가 지속되면서 묘약에 대한 믿음이 다소 흔들린다. 어쩌면 처음부터 묘약은 없었는데, 지나치게 믿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지치고 멍들어서 취약해진 지역경제가 G2의 정책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백신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형성하듯이 지역경제가 대외 충격에 대한 면역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문제는 경제 백신의 개발 가능성과 효과성에 대한 믿음이다. 지역의 경제 백신은 지역의 혁신 역량을 결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혁신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산학 협력을 강조하는 부산시와 상공회의소가 함께 새로운 부산의 미래를 제시하고 기업과 대학 그리고 관련 기관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할 때 우리가 사랑하는 부산이 더욱 강건해질 것이다.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부산 차이나비즈니스 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