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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비상하는 가덕, 외면받는 금융중심지 /김영재 < 국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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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CB포럼 조회 199회 작성일 21.03.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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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가덕신공항이 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산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로 지역 언론이 연일 특집 형태로 보도하고 있다. 더욱이 시민과 시 상의 등 관련 기관은 과거의 노력에 대한 보상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부산의 미래를 설계하느라 분주하다. 부산에서 유럽으로, 아니 남미의 칠레까지 직항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어디 이뿐인가. 시장후보자들은 발전의 청사진을 파격·혁신적으로 제시한다. 각 후보자의 핵심 공약 단 몇 개라도 실행된다면 부산은 제2의 도시이자 역동적인 도시로 부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산경제가 대한민국을 견인했던 고도성장기에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와 단독주택 한 집에 몇 가구가 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처럼 산업의 발전이 인구의 유입을 촉진하고, 이는 다시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시켜 부산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부산항은 수출입과 외국 문물의 관문으로, 국제시장은 세상의 모든 물건이 거래되는 세계문물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오늘의 부산은 고도성장기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부산의 위상과 경제적 비중은 나날이 위축되고, 역대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또한 저출산에다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면서 부산은 고령화가 가장 급속히 진행되는 도시로 전락하고, 지역경제기반도 붕괴되고 있다. 부산경제 활성화를 위한 숱한 대책들이 제시되었으나 성과는 초라하여 추락하는 부산을 반전시키는데 실패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이 2009년에 지정된 부산금융중심지이다. 금융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기반산업이며, 모든 산업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며 포용할 수 있는 대도시에 적합한 도시산업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산업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싱가포르도 금융과 물류가 핵심이다.

그런데 부산금융중심지는 현재 어떤 모습인가? 한마디로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입주한 금융공기업의 집적지에 불과하다. 최근 6개의 외국계 금융기관을 유치했지만 비즈니스 활동이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서울의 여의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빈약하고 초라하다. 심지어 금융중심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더기로 출마한 부산시장 후보자들이 부산금융중심지에 대하여 명시적인 공약이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가덕신공항 못지않게 높은 부가가치와 상호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부산과 대한민국경제의 지속가능 성장과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금융중심지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가덕신공항은 부산이 글로벌 산업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금융중심지는 충분조건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후보자들과 지역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가덕신공항과 2030 월드엑스포 그리고 메가시티전략을 ‘세 엔진’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분명 중요한 성장기반이지만, 관련 산업이 동시에 육성·발전될 때 새로운 부산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가덕신공항은 부산항, 철로 등과 연계한 해양, 항공 및 육상의 이른바 트라이포트시스템으로 물류산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므로 부산의 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다. 이와 함께, 메가시티전략은 부울경 광역경제권역구축으로 주요산업간 시너지극대화 및 시장의 확대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으며, 2030 월드엑스포는 부산이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처럼 세계적인 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면 ‘세 엔진’이라고 외치는 거대프로젝트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으로 만들 것인가는 또 다른 과제가 아닌가? 금융은 사람의 혈관처럼 모든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규모의 경제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전략산업이다. 따라서 부산이 환호하는 3대 거대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과 새로운 부산과 대한민국을 위한 해결책을 금융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부산금융중심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부산차이나비즈니스포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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