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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란의 다도향기2] 차실은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치유와 심리적 치료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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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CB포럼 조회 10회 작성일 25.06.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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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실은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치유와 심리적 치료의 공간

  •  조미란 
  •  승인 2025.06.11 10:03

현대 사회의 빠르게 급변하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결핍으로 인해, 불안, 피로, 혼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종종 우리 마음을 급습한다. 우리가 정신적 고갈을 느낄 때 차실(茶室)의 고요함과 명상적 분위기는 마음의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즉, 차실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일 뿐만 아니라, 옛 차인(茶人)들로부터 이어져 나온 정신적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며, 현대의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으로서 심리적 회복을 촉진하는 다양한 치료 방법에도 적용되는 공간이다. 

이는 차실이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문화적 실천의 공간으로서, 개인의 정체성 형성, 유대감 강화, 상호 신뢰 구축과 동시에 공동체성 회복, 문화적 다양성 증진, 그리고 웰빙 향상을 위한 현대적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차실(茶室)과 같은 공간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예로부터 차회(茶會)나 다도(茶道)가 자연 경관이 좋은 곳에서 열려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 도움을 주었다. 구체적으로, 차(茶) 문화는 단순한 음료 문화를 넘어 예의와 배려, 공동체와의 조화, 자연과의 어울림 등 우리의 일상적 정서와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와 미적 감각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차실의 조용하고 간결한 분위기와 다례(茶禮: 차예절) 의식에서 행다(行茶)는 명상, 자기 성찰, 웰니스 문화에도 접목될 수 있다.

차실의 구성 요소와 그 역할

차실은 차를 마시고 다례를 행하는 공간으로, 그 구성 요소는 차 문화의 정신과 실용성을 모두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첫째, 차 주인과 차실을 방문한 손님이 앉는 자리는 전통적인 좌식이나 현대적인 입식 방식에 따라 구성되며, 좌석의 배치는 손님에 대한 예우와 의식의 흐름을 반영한다. 이러한 공간적 배치에 따라 차를 마시는 이들은 교류와 소통의 장이자 매개체로서 서로 교감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정신적 수양과 미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Space NeArt 차실 운소당 ⓒ조미란
Space NeArt 차실 운소당 ⓒ조미란

둘째, 차 주인은 차의 준비와 다례를 담당하며, 차실을 방문한 손님과의 대화도 이루며 집중과 평온을 유도한다. 이에 차실은 조용하고 간결한 분위기를 조성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다듬고 심신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는 차실이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정신적 수양과 명상의 장소임을 의미한다.

Space NeArt 운소당 차인 조미란
Space NeArt 운소당 차인 조미란

셋째, 차를 우려내는 데 필요한 다구(茶具: 다관, 찻잔, 차탁)는 차실의 기능적 중심을 이룬다. 다구의 배치는 실용성과 미적·문화적 조화를 모두 고려한다. 차의 고유한 기능 중 하나는 근심을 덜어내는 것인데, 차를 마시면서 신체의 오감(五感)을 즐겁게 느낄 수 있다. 눈으로는 찻물과 찻잎, 다구를 보고, 귀로는 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코로는 차의 향기를 맡고, 입으로는 차의 맛을 보며, 손으로는 따뜻한 찻잔의 촉감을 느끼면서 편안한 안정감을 찾는다. 차실에서 다구는 차 문화 체험의 핵심이다. 

Space NeArt 운소당 제다 햇차 ⓒ조미란
Space NeArt 운소당 제다 햇차 ⓒ조미란

차실은 차 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체험

차(茶)에는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이 숨겨져 있다. 차를 우리거나 달이는 행위를 형이하학(形而下學),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삶을 깨닫게 되는 행위를 형이상학(形而上學)으로 구분하며, 이러한 일련의 이념의 총체적인 것을 다도철학(茶道哲學)이라 말한다.  

우리나라의 다도는 정(正)과 중(中), 즉 올바름과 조화, 그리고 중용(中庸), 균형과 절제를 의미하는 사상에 그 바탕이 있다. 이를 실천적으로 구현한 것이 '중정(中正)'이며, 이는 치우침 없는 바름과 알맞음을 추구하는 다도정신이다. 이 정신은 차를 우리는 기술, 찻자리 예절, 그리고 마음가짐 전반에 걸쳐 실현된다. 또한 찻자리에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와 서로에 대한 배려로 구현되는 화(和), 곧 차를 통한 공동체적 유대와 화합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고려 시대 선비 중 목은(牧隱) 이색(李穡)은 차인(茶人)이었던 아버지 가정(稼亭) 이곡(李穀)과, 고려의 전통인 선불(仙佛)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선가(仙家)의 차(茶)를 행촌(杏村) 이암(李嵒)으로부터 전수받으며 차인이 되었다. 목은 이색은 자신의 차실에서 자성(自省)하며 “차실에 앉아 하루를 돌아보니, 내 마음이 탐욕에 물들어 있음을 깨닫는다”는 표현을 남겼다고 한다. 목은 이색의 차실 생활은 스스로 자기 성찰과 도덕적 성장의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明代茶人 許次纾在 '茶疏' 中记载: "小斋之外, 别置茶寮. 高燥明爽, 勿令闭塞." 명나라의 차인(茶人) 허차서(許次舒)는 자신이 집필한 다서(茶書)인 『차소(茶疏)』에 “소재(小斎)가 아니면 차료(茶寮)를 설치하지 마라. 높고 밝으며 쾌적하고 막힘이 없게 해야 한다.”라고 기록했다고 한다.  중국의 옛 차인들도 차실과 일상 생활 공간을 의도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차를 마시는 특별한 공간에서 차를 통한 하나의 정신적 수양과 휴식을 위한 매개체로 삼았다.

Space NeArt 차실 운소당 ⓒ조미란
Space NeArt 차실 운소당 ⓒ조미란

차실은 이처럼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공간의 독립성, 자연과의 조화로운 환경, 정신적 수양과 심리적 치료, 인간관계의 소통, 전통의 계승, 그리고 미학, 문화·예술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차 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소재(小斎): 일본의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소형의 독립된 방같은 공간으로, 학문, 명상, 휴식, 손님 접대 등을 하는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

*차료(茶寮): 중국에서 차를 마시는 공간을 뜻하며, 상업용 시설이 아닌 개인 전용 차 공간  

차문화테라피연구원⦁운소당 조미란 원장 

 조미란 

기사원본 : http://www.gb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3870